가평 푸른숲캠핑장에서의 생애 첫 캠핑

가평 유명산 인근에 위치한 푸른숲캠핑장으로 생애 첫 캠핑을 다녀왔습니다. 캠핑 장비를 구매한지는 1년이 넘었는데, 그동안 게을렀던 탓인지 미루고 미루다 드디어 캠핑에 입문했습니다. 이번 캠핑은 연휴에 맞춰 급하게 장소를 예약하느라 선택권이 많지는 않았지만, 그런 것치고는 나름 잘 즐기고 온 것 같습니다.
푸른숲캠핑장

푸른숲캠핑장은 경기 가평군 설악면에 위치한 캠핑장으로 가까운 곳에 유명산이 있습니다. 비교적 서울에서 접근이 용이한 위치에 자리를 잡고 있고, 쭉쭉 뻗은 나무들 사이에 데크가 위치해 마치 깊은 숲속에 있는 듯한 느낌을 받기 좋습니다.
예약은 네이버를 통해 예약이 가능하며, 입금을 하면 예약이 확정되는 방식인데요, 데크를 지정하는 방식이 아닌 선착순입니다. 저도 좋은 자리를 맡기 위해 집에서 일찍 나섰는데, 연휴라 그런지 차가 엄청 막혀 체크인 시간보다 30분 늦게 도착했습니다. 다른 분들도 많이 막히셨는지 다행히 자리가 여럿 남아 있어 만족스러운 곳에 자리를 잡을 수 있었습니다.
시설
처음 리뷰를 봤을 때는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 화장실, 샤워실, 개수대 등 악평이 꽤 많았거든요. 그래서 사실 시설은 최악을 예상했지만, 그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다만 확실히 요즘의 시설 좋은 캠핑장들에 비하면 열악한 편이라 깔끔한 시설을 선호하시는 분들이라면 실망하시지 않을까 싶습니다.
정작 저는 다른 부분에서 후유증을 가지고 왔는데, 바로 데크까지의 이동입니다. 데크까지 짐을 도저히 왜건으로 싣고갈 수가 없었습니다. 산 속에 데크가 있기 때문에 나무뿌리나 웅덩이 등 장애물이 많습니다. 하필 짐은 또 한가득 싣고 온 터라 캠핑을 다녀오고 2주는 허리 통증으로 고생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분전함이 곳곳에 위치한 게 아니라 비교적 산 위쪽의 데크들은 릴선이 최소 20M 이상은 돼야 연결이 가능할 것 같았습니다.



부랴부랴 쉘터와 각종 캠핑 장비들을 설치합니다. 데크의 크기가 쉘터 사이즈와 딱 맞아 떨어지기 때문에 테이블과 의자는 데크 앞 공간을 활용했습니다.

짐을 옮기고 장비들을 설치하니 녹초가 됐습니다. 맥주를 한 캔 따면서 간식으로 콩국수를 준비했습니다. 콩국수는 어느 캠핑 유튜브를 보고 따라 준비한 건데, 요즘 날씨에 정말 딱 맞는 간식이 아닌가 싶습니다.



간식으로 생긴 기운으로 언박싱을 합니다. 콜맨 파이어플레이스3 화로대입니다. 가격대가 생각보다 높아 정말 많이 고민했는데, 어차피 갈 거라면 괜한 이중 지출을 피하자는 생각에 과감히 질렀습니다. 두 번 다시 돌아오지 않을 말끔한 상태를 두 눈으로 간직합니다.

기분 좋게 낮잠을 한숨 자고 나서 주변들 둘러보고 왔습니다. 사장님이 가까운 곳에 카페가 있다고 알려주셨는데, 그렇게 가까운 건 아니더군요. 가져간 루미큐브로 보드게임을 하고 나니 금세 저녁 시간이 되었습니다. 첫 캠핑인 만큼 저녁은 간단하게 돼지고기와 어묵탕을 준비했습니다. 밖에 나와 그런 건지 평소보다 입맛이 더 도네요.

산이라 그런지 금방 어두워지네요. 새로 장만한 화로대에 토치로 열심히 불을 붙이며, 다음 캠핑 때는 착화제를 가지고 와야겠다는 다짐을 해봅니다. 파이어플레이스 제품이 장작 먹는 괴물이라는 평이 있다 보니 장작을 많이 넣지는 않고 조금씩 불이 꺼지지 않게 넣어줬습니다.

산에서의 밤 공기를 즐기다 화로대 불을 정리하고 잠자리에 듭니다. 장작이 마지막으로 붉게 발광하는 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웠는지 아직도 기억이 생생합니다.


눈을 뜨니 오늘도 날씨가 맑습니다. 이번엔 차를 타고 왔던 길을 반대로 천천히 걸어가 봅니다. 캠핑 날을 정말 잘 잡은 것 같습니다. 30분 정도 산책을 하다 돌아와 아침으로 칼국수를 가볍게 먹고 짐을 정리합니다. 짐을 차로 가져가면서 다시 한번 죽을 뻔했습니다. 다음 캠핑은 꼭 데크 옆 주차 가능한 곳으로 가리라 다짐합니다.


이대로 바로 집으로 가긴 아쉬워 카페에 들렀습니다. 넓은데 사람도 없으니 좋네요.

빵이 먹고 싶었는데, 하필 방문한 날은 빵이 스콘밖에 없다고 하네요. 정신을 차리기 위한 아이스 아메리카노와 시원한 아이스 초코를 먹고 기운을 차립니다. 다행히 돌아오는 길은 막히지 않았습니다.
첫 캠핑을 너무 즐겁게 보냈는지 돌아와서 바로 다음 캠핑장을 예약했습니다. 물론, 이번 캠핑장은 데크 옆 주차가 가능한 곳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