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으로 떠나는 날, 시간이 촉박하진 않았지만 공항은 빨리 도착할수록 좋기에 서둘러 업무를 마무리하고 인천공항으로 출발했다. 차를 끌고 갈까 잠시 고민했지만, 주차 걱정에 캐리어를 끌고 공항철도로 향한다.
막 도착한 공항은 생각보다 한산했다. 아무리 평일이라도 코로나가 끝나가는 무렵이라 그래도 조금은 사람들이 북적거릴 줄 알았는데, 이 넓은 공간에 사람이 없으니 썰렁한 느낌마저 든다.


사람들이 많이 없어 수속을 빨리 마치겠구나 싶었는데, 에티하드항공 데스크 앞에 도착하니 얼마 없던 사람들이 모두 여기 모여 있구나 싶었다. 다행히 미리 온라인으로 체크인을 해둔 덕분에 오래 기다리지 않고 수속을 마쳤다.


출국장에 도착하자마자 인터넷 면세점을 통해 주문했던 가방을 찾아왔다. 코로나로 인해 스페인 소매치기들도 휴업에 들어갔다고 하지만, 조심해서 나쁠 건 없겠지.


저녁까지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이다 보니 던킨에 들러 간단하게 배를 채우며, 여행 계획을 세운다. 여행은 항상 떠나기 직전이 가장 설레는 순간이다.



드디어 탑승했다. 비행 시간이 길 때는 창가보다 복도 자리가 (맥주를 마음 놓고 마실 수 있으니)마음이 편하다. 에티하드항공은 첫 경험인데 이코노미라고 좌석이 많이 타이트하지 않아 괜찮다. 머리를 기댈 수 있도록 헤드레스트에 부착된 쿠션도 나름 신선했다.
기내용품으로는 헤드셋과 담요, 쿠션(베개), 안대, 양치도구와 손 소독용 젤 등이 다양하게 제공되며, 슬리퍼는 없었다.

좌석 전면에는 콘센트 및 USB를 활용하여 전자 제품을 충전 할 수 있고, 디스플레이에는 여러 종류의 영화가 제공된다. 한국 영화도 일부 있는데, 외국 영화는 한글 자막이 제공되지 않는다.
항공기에 따라 다르겠지만 이 비행기는 블루투스 오디오 연결이 가능해서 가지고 간 에어팟으로 영화를 감상했다. 노이즈 캔슬링은 정말 비행에 빼놓을 수 없는 필수 기능이다.



첫번째 기내식은 생선 요리인데, 선택권이 없었다. 자리를 어중간하게 중간에 앉으면 자리까지 오는 동안 메뉴 선택권이 사라질 수 있다는 걸 알게 됐다.그런데 생각보다 생선이 맛있었다는 건 반전, 함께 주문한 레드 와인도 괜찮았다.
이후로 식사랑 간식이 한 번씩 더 나오고, 한숨 푹 자다 보니 목적지에 거의 다다랐다.

아부다비공항에 도착했다. 경유까지 시간이 여유롭지 않아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출국 터미널로 이동한다. 비행기 경유는 처음이었는데, 표지를 따라가니 보니 생각보다 오래 걸리진 않았다.

한국 시간으로 자정이 지난 시간이다 보니 이때부터 슬슬 피곤이 몰려오기 시작한다. 게이트 옆 의자에서 탑승 전까지 시간을 보낸다. 그래도 공항에서 무료 와이파이가 제공되서 무료하진 않았다.


두번째 비행은 첫번째 비행보다 비행 시간은 짧았지만, 몸이 피곤해서 그런지 첫 비행만큼 수월하지는 않았다. 같은 에티하드 항공이다 보니 식사도 질리기 시작하고 자다 깨다를 반복하며 시간을 보낸다.

비몽사몽하던 와중 갑자기 기내 전등이 켜진다. 드디어 마드리드에 도착했구나. 간식으로 나눠준 피자를 먹으며 몸을 깨운다.
스페인 마드리드 바라하스 공항

마드리드의 이른 아침 시간에 공항에 도착했다. 곡선으로 이루어진 천장이 인상 깊었고, 관광객들이 많은 도시라 그런지 공항은 깔끔했다. 동시에 입국한 다른 비행 편이 있어 그런지 이른 아침인데도 수속하는 사람들이 많아 오래 기다려야 했다.
염려했던 입국 심사는 SpTH QR코드를 보여주니 별다른 질문이나 원본 증명서 요청 없이 통과됐다. 확실히 관광객에 대해 많이 열려있는 느낌이 든다.


북적거리는 공항 속에서 캐리어를 끌고 마드리드 시내로 향한다. 이제야 스페인에 도착한 게 실감 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