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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에서의 2일차, 마드리드에서 세비야로 이동하는 날이다. 겨우 하루 있었기 때문인지 마드리드에서 조금 더 시간을 보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과 함께 아쉬움이 남는다.

세비야로 이동하기 위해 평소보다 일찍 일어났음에도 창밖에는 이미 부지런한 사람들이 이른 출근을 하고 있다.

조식을 즐기며 커피 한 잔으로 남아있는 어제의 피로를 몰아내보지만, 시차와 비행으로 인한 피로는 쉽게 가시질 않는다. 그래도 음식은 잘 넘어가는 게 다행인가 싶다.
일찍 일어난 덕분에 여유롭게 조식을 마치고 체크아웃을 한다.


구름 사이로 푸른 하늘이 보이는 게 날씨가 그럭저럭 괜찮아 보인다. 세비야로 이동하기 위해 한국에서 미리 렌페를 예약했는데, 렌페를 탑승하려면 마드리드의 아토차역으로 이동해야 한다.
짐이 있다 보니 마땅한 교통편이 없어 다시 한번 우버를 부른다. 경비에 여유만 있다면 우버는 여행의 질을 올려주는 교통수단 중의 하나라는 생각이 든다.
마드리드 아토차역


아토차역은 예상외로 크고 넓었다. 서울역도 상당히 큰 편이라고 생각하지만, 여기는 상가들이 적고 역사 가운데 큰 정원이 있어 더욱 시원스럽게 느껴진다.



렌페 탑승장으로 이동한다. 본격적인 성수기가 아님에도 여행객들이 많이 보인다. 렌페 탑승장은 서울역의 KTX 탑승장과 크게 다르지 않다. 캐리어가 도난 당하지 않도록 기둥에 자물쇠로 잘 묶어두고 예약된 좌석에 탑승한다.

마드리드에서 세비야까지는 두세 시간이면 도착하지만, 이상하게 잠은 안 와서 스낵칸으로 가본다. 샌드위치와 과자 등 간단한 음식을 판매하는데, 먹음직스러운 메뉴가 없어 과자랑 콜라만 주문해 창밖을 구경하며 시간을 보낸다.


다시 자리로 돌아와서 창밖을 바라본다. 온통 나무들만 보이는 게 근처 어디에 와이너리라도 있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들어 찾아봤지만 딱히 보이진 않는다. 중간에 작은 마을이 있는지 언덕 위에 조그만 성곽 같은 것이 보인다.
캐리어는 안전한지 중간 중간 살피며 찍은 사진들을 정리하다 보니 곧 세비야역에 도착한다는 방송이 나온다.
세비야 산타 후스타역


세비야 산타 후스타역에 내려 캐리어를 끌고 출구로 나선다. 마드리드의 짧은 여정은 아쉬웠지만, 세비야에서의 새로운 여행에 설렘이 커진다.


아토차역에 비하면 모던한 분위기의 산타 후스타역, 조금 둘러보고 갈 법도 한데 뭐가 그리 바쁜지 급하게 역을 나선다.

역을 나서니 바로 택시 승강장이 보인다. 기다렸다 탈까 했는데 대기 라인에 사람이 너무 많다. 결국 건물 옆으로 나와 우버를 부른다. 마드리드가 도시였다면 세비야는 마을 같은 느낌이랄까, 정겹게 느껴진다.
세비야 숙소



세비야에서의 2박은 에어비앤비로 예약했다. 세비야 중심지에 위치한 숙소라 대성당도 가깝고, 주요 관광지를 대부분 걸어다닐 수 있는 거리라 좋았다. 넓진 않았지만 아늑하고 창밖으로 거리가 보이는 것도 매력 포인트, 다만 밤에는 조금 소란스러웠다.


짐을 풀고 바로 거리로 나왔다. 건물 사이로 보이는 푸른 하늘을 보며 걸어다니니 그냥 걷기만 해도 좋았다. 발이 닿는 모든 곳이 그림 같은 모습이라 주구장창 사진을 찍었다.
Bar El Comercio

가장 먼저 발길이 닿은 곳은 역시나 츄러스 가게였다. 스페인 각 도시마다 츄러스 맛이 어떻게 다른지 궁금하기도 했고, 스페인에 온 김에 츄러스는 질리도록 먹어야겠다는 생각도 있었다.

츄러스와 맥주 샹그리아를 하나씩 주문했다. 아쉬웠던 건 갓 튀긴 츄러스가 아닌 식어있는 츄러스라는 점인데, 다른 테이블들은 모두 갓 튀긴 츄러스를 받던데 인종차별인지 모르겠다. 어쨌든 식어있던 탓에 크게 기억에 남는 맛은 아니었다.

이어서 도착한 곳은 자전거 렌탈샵, 자전거를 타고 여유롭게 세비야를 둘려보려고 한다. 시간에 따라 가격이 다른데 부담스러운 가격은 아니라 2대를 빌려 나왔다.

강을 따라 자전거 타기 좋은 코스가 있다. 자전거를 비롯해 전동 킥보드를 타는 사람들도 많이 보인다. 먼 유럽에 와서 자전거를 타며 풍경을 감상하니 좋을 수밖에 없다.



자전거를 타고 조금 더 달리니 강 반대편에서 조정 연습을 하는 사람들이 보인다. 부드럽게 노를 젓는 것 같은데 꽤 빠른 속도로 물살을 가르고 나가는 모습이 신기하다. 자전거를 잠시 세워두고 그늘에 앉아 멍하니 풍경을 바라보다 다시 돌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