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모스트홈스테이 하동, 넓은 마당의 연하재

올모스트홈스테이 하동은 코오롱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인 에피그램(Epigram)이 위탁 운영하는 숙소로 하동군에서 운영하고 있던 최참판댁의 공간에 한옥문화관을 건립하게 되면서 지금의 모습이 되었다고 합니다. 따뜻한 한옥의 모습과 감각적인 소품들로 인해 인기가 많다 보니 현재 예약이 쉽지 않은 숙소 중 하나입니다.

저도 여행을 준비하며 숙소를 찾다 우연히 예약이 되었는데, 아마 누군가 취소한 객실을 예약하지 않았을까 싶네요. 현재 에어비앤비를 통해 예약할 수 있는 객실은 총 8개가 있는데, 제가 예약한 곳은 그 중 ‘연하재’ 라는 곳입니다. 연하재는 예약 가능한 가장 큰 객실로 침실과 욕실이 2개씩 있고, 최대 6명 까지 숙박 가능한 곳으로 가족 단위로 이용하기 좋아 보입니다.

올모스트홈스테이 하동은 최참판댁 근처에 있다 보니, 최참판댁으로 가는 표지판을 따라가다 보면 쉽게 길을 찾을 수 있습니다. 블로그에도 길 안내가 되어 있으니 참고하기 좋습니다.



도착하면 가장 먼저 환영재에 들러 체크인을 합니다. 넓은 통 유리로 창 밖이 시원하게 보이는 점과 한옥의 따뜻한 느낌이 정말 좋네요. 제가 좋아하는 B&O 스피커도 있습니다. 환영재에 도착하면 먼저 하동에 걸맞게 따뜻한 녹차를 한 잔 내어 주십니다. 다음으로 체온을 측정하고 숙소 사용에 대한 설명을 친절하게 해주시네요. 추가로 조식을 원하는 경우, 이 곳에서 미리 결제를 합니다.

환영재 한 편에는 에피그램의 옷을 비롯해 여러 소품들을 구매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평소라면 지나치겠지만, 여행으로 와서 그런지 괜히 하나 사고 싶은 마음이 드네요.

연하재는 환영재 바로 가까이에 위치하기 때문에 주차장에서도 멀지 않고 거리가 가깝습니다. 바로 숙소에 들어가기 아쉬워 주변을 둘러보는데, 한옥들이 모여 있다 보니 한옥 마을에 온 것 같기도 하고 분위기가 좋네요.

연하재로 들어서는 정문입니다. 문이 열릴 때 나는 끼익 소리 조차 감성적으로 들리네요. 대문은 안 쪽에서 잠글 수는 있지만, 여름에는 문을 잠그지 말아 달라고 하시네요.

사진에 보이는 모든 공간이 연하재입니다. 사실 이 넓은 정원에 반해서 예약한 것도 있죠. 아이들이 있다면 뛰어놀기 좋아 보이고, 그냥 걸어만 다녀도 좋겠습니다. 한옥에서 빼놓을 수 없는 누마루도 멀리 보이네요.

거실이 꽤 넓습니다. 기다란 탁자가 중앙에 있고 한 편에는 1인 의자가 다른 한 편에는 책장이 조그만하게 있습니다. 에어컨도 있고, 사용할 수 있는 블루투스 스피커도 있습니다. 탁자 위에는 먹을 갈 수 있도록 서예 도구도 있습니다.

연하재에는 총 2개의 침실이 있습니다. 위 사진은 그 중 비교적 작은 편의 침실인데, 적당히 짐을 풀 공간도 있고 전용 화장실도 있습니다. 한옥이다 보니 연하재에는 침대는 없고, 침구들만 있습니다.

한옥이지만 화장실은 세련된 인테리어로 넉넉한 공간입니다. 하얀 타일은 물론 분리된 샤워 공간까지 더할 나위 없습니다.

첫 번째 침실이 부엌 옆에 있었다면, 두 번째 침실은 누마루 안 쪽에 있습니다. 공간은 크게 차이나지 않고 조금 더 넓은 정도입니다. 사진에 보이는 창을 열면 바로 누마루인데, 정말 그 풍경이 예술입니다.


두 번째 침실도 별도의 화장실이 연결되어 있으며, 화장실 앞에 화장대가 있는 게 차이점이네요. 화장실도 여기가 욕조도 있고 조금 더 넓습니다.

이 방의 매력 포인트는 바로 이 누마루 풍경입니다. 창만 열면 바로 펼쳐지는 풍경은 정말 눈을 뗄 수가 없습니다. 정사각형의 프레임이 인생 사진을 남기기에도 구도가 너무 좋습니다.

한옥에는 창이 많죠. 누마루가 보이는 창 왼 편에도 큰 창이 하나 더 있습니다. 그리고 선반에는 몇 가지 책들이 있는데, 아무래도 에피그램이 코오롱 브랜드이다 보니 코오롱 관련 잡지와 토지의 작가 박경리 소설가의 책이 놓여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올모스트홈스테이 하동 숙소에서 조금만 걸어 내려가면 바로 박경리 문학관과 최참판댁이 있습니다.

부엌에는 냉장고부터 각종 식기들까지 모두 준비되어 있어 간단하게 조리를 해먹기 좋습니다. 다만 냄새가 많이 나는 생선이나 고기 등을 굽는 행위는 불가하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싱크대에서 뒤돌아서면 반드시 여기에서 저녁을 먹어야겠다는 생각이 절로 드는 풍경을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저런 음식들을 포장해와서 저녁을 먹었습니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은 숙소 주변의 식당은 오후 6시가 넘어서면 대부분 문을 닫고, 배달 어플에서도 주문 가능한 식당이 거의 없습니다. 미리 주변에서 저녁거리를 사오거나, 차를 타고 화개장터 부근까지는 가야 음식들을 포장해올 수 있습니다.

체크인을 하고 얼마 되지 않았을 때 비가 조금 내렸습니다. 날씨에 서운할 법도 한데 한옥 안에서 바라보는 비 내리는 풍경도 얼마나 운치 있던지, 아쉬울 게 하나 없었습니다.


올모스트홈스테이 하동에는 고양이들이 많습니다. 사람 손을 많이 타서 그런지 겁도 없고 오히려 자세를 잡고 졸기까지 하네요. 정겹습니다.

하룻밤을 보내고 아침에 일어나자 마자 누마루쪽 창을 열었습니다.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데, 정말 이만한 힐링이 없습니다.

조식은 인 당 만 원으로 기억하는데, 감자 샌드위치와 말차 라떼 그리고 방울 토마토까지 비싸지도 싸지도 않은 가격이지만 맛은 좋았습니다. 말차 라떼가 특히 달달하고 맛있었네요.
연하재는 확실히 커플이 놀러오기 보다는 두 쌍의 커플이나 가족 단위로 즐기고 가기 좋은 숙소로 보입니다. 숙박료는 약 35만 원 정도인데 두 팀으로 보면 크게 부담스러운 가격은 아닙니다. 예약은 힘들지만 저처럼 취소 표도 있으니 도전해보면 좋겠습니다.
아쉬운 점도 적어보자면 위에서도 말했듯이 오후 6시 이후에는 주변에 식당이나 마트가 없고 배달이 어렵다는 점이 있고, 하룻밤이 지나고 나니 실내에 쥐 똥으로 보이는 것들이 생겼습니다. 아무래도 산 가까이 위치한 숙소이다 보니 어쩔 수 없다고는 생각하지만, 처음 발견했을 때는 조금 놀랐습니다. 고양이들이 쥐를 좀 노려줘야 할텐데요. 그래도 기회가 된다면 또 찾고 싶은 숙소였습니다. 연하재 말고도 좋은 객실이 많이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