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 금오산에서 올해 마지막 단풍 구경

올해 마지막 단풍을 즐기기 위해 구미 금오산에 다녀왔습니다. 토요일에 출발했기 때문인지 구미까지 약 4시간 넘게 걸렸네요. 도착해보니 풍성한 가을 느낌까지는 아니지만 그래도 단풍이 남아 있어 다행입니다. 숙소는 금오산 호텔로 정했는데, 호텔이 상당히 깔끔하고 가는 길에 조성된 메타세콰이어 길이 특히 인상 깊습니다.


호텔에 짐을 풀고 다시 메타세콰이어 길을 따라 천천히 걸어 내려 갑니다. 호텔이 금오산 입구에 위치해서인지 늦은 오후임에도 저랑 반대 방향으로 오르고 있는 등산객들도 종종 보입니다.


걷다 보니 금세 목적지인 금오산 저수지에 도착했습니다. 저수지가 꽤 크고 산책하기 좋게 조성되어 있어 천천히 걸었습니다. 저수지를 한 바퀴 돌려니 시간이 조금 걸릴 것 같아 중간에 돌아오긴 했는데, 집 주변에 이런 저수지가 있다면 매일 나가서 걸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금오산 호텔과 저수지 사이에 구미 백숙 골목이란 곳이 있어 들렀습니다. 백숙 골목 답게 백숙을 판매하는 가게들이 많았는데, 저녁 안주거리를 찾다 보니 백숙 대신 파전이랑 닦볶음탕 등 다른 음식들만 여럿 주문해서 맛있게 먹었습니다.

간밤에 한 잔 한 덕분에 기분 좋게 일어나 조식을 먹고 이튿날은 금오산에 갈 예정입니다. 등산하려고 온 건 아니기 때문에 케이블카를 타러 왔습니다.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생각보다 케이블카를 타려는 사람이 많지 않아 한적하게 탈 수 있었습니다.


코로나 이전에 해외를 나가면 종종 케이블카를 타곤 했었는데, 국내에서 케이블카를 타는 건 멀쩡한 기억 중에는 처음입니다. 항상 땀흘리며 등산하던 것과 달리 여유롭게 전경을 즐기며 올라가는 것도 색다른 추억이네요.
케이블카가 한산하다 했더니 오르는 도중 아래를 내려 보니 등산하시는 분들이 꽤 많았습니다. 산세가 험하지 않아 가볍게 등산하기 좋아 보이네요.

케이블카에서 내리니 이정표가 보입니다. 정상까지 오를 건 아니니 해운사를 잠깐 구경하고 대혜폭포를 목적지로 잡았습니다. 조금 더 일찍 왔더라면 만개한 단풍을 볼 수 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도 있었지만, 산을 오르는 중간 중간 보이는 단풍들도 가을을 느끼기에 충분했습니다.

여유롭게 20분 정도 걸었더니 대혜폭포에 도착했습니다. 생각보다 폭포의 높이가 꽤 높아서 놀랐네요.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물줄기를 바라보니 속이 뻥 뚫리는 느낌이 듭니다. 기념 사진도 찍고 멍하니 폭포를 보다 다시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왔습니다.
조금 멀긴 했지만 가끔씩 이렇게 살던 곳을 벗어나서 그동안 못 가본 우리나라 명소를 찾아 다니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음 번 방문에는 케이블카가 아닌 직접 등산을 해보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