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잘하는 사람은 단순하게 합니다
일 잘하는 사람은 단순하게 합니다, 묘하게 읽어 보고 싶은 제목의 책이었다. 최근 회사에서 보고 문서를 작성할 일이 많아졌다. 문서는 사회 초년생 때부터 계속해서 써왔고 그동안 문서 작성이 탁월하진 않았지만 이 정도면 나름 평균 이상은 되지 않을까 정도로 스스로를 평가했다. IT 업계의 기술 직군이다 보니 평균의 문턱이 그리 높지 않다는 것도 한몫 거들었다.
평균 이상이라고 자부하지만 아직 많이 부족하다는 것도 알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문서 작성에 꽤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는 것이다. 눈높이는 높은데 문서를 시작하는 방법은 아직도 서툴다. 문서의 프레임을 구성하고 내용을 채우는 것이 아니라 내용을 채우면서 프레임을 완성해가는 것이 원인인 듯 싶다. 그러다 보니 시작부터 막막하고, 작성된 내용이 수시로 바뀐다.
그동안은 문서 작성의 빈도가 많지 않았기 때문에 가끔씩만 이런 수고를 겪으면 돼서 크게 신경 쓰진 않았다. 다만 최근 회사를 옮기고 문서 작성이 대부분의 업무를 차지하는 지금은 어떻게든 과거로부터 이어진 습관을 바꿀 필요가 생겼다. 그렇지 못하면 매번 문서를 쓰기 위해 야근을 해야 할 테니 말이다.
일 잘하는 사람은 단순하게 합니다
이 책은 다른 책을 찾다 우연히 발견했다. 처음 제목을 보고 잠깐 흥미가 일었지만, 대부분의 자기 개발서가 그렇듯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을 짚어주는 정도라고 생각해 구매하진 않았다. 문서 작성으로 몇 번 야근을 하고,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은 생각이 들고 나서야 다시 서점에 방문해 책을 구매했다.
저자이신 박소연님이 궁금해 검색했는데, 정보는 많지 않지만 회사 생활과 관련된 컨텐츠가 많이 보인다. 박소연의 브런치스토리를 운영하고 계시고, 이 책도 여기에 작성한 글들을 모아 출판하신 것 같다.
일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어떤 목적으로 어떤 내용을 작성하고, 어떻게 말해야 하며 마지막으로 동료와 상사를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까지 저자가 회사 생활을 하며 경험한 내용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한다. 필자도 위에서 문서 작성이 어려워 책을 구매했다고 말했지만, 정말 흰 여백에 텍스트를 타이핑하기 어렵다는 뜻은 아니었다.
문서를 통해 내가 어떤 것을 말하고자 하는지(목적)와 상사가 생각하는 방향과 일치하는지 그리고 목적을 뒷받침하는 근거와 수단이 (옆길로 새지 않고)명료하게 포함되어 있는지까지 전체적인 방향이 올바르게 흘러가고 있는가에 대한 고민이었고, 다행히 이 책에서 이런 고민을 상당 부분 다루고 있다.
책에 있는 내용들은 얼핏 보면 당연한 말을 하는 것처럼 보인다. 다만 내가 어렴풋이 알고 있기만 했던 것을 누군가 구체적으로 현상을 설명하고 개선해야 할 부분을 분명하게 지적해 준다는 점에서 문제점들이 수면 위로 올라온게 된다. 단순히 외워서 이용하기 보다는 이해하고 습관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책은 사회 초년생부터 시니어까지 (내 위에 상사가 있다면)누구에게나 스스로를 점검하는 차원에서 읽어보면 좋은 자극이 될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일하다 보면 어떻게 일해야겠다는 생각은 많이 하는 것 같다. 다만 알면서도 분명하게 실천하는가를 보면 모호하다. 주변 사람으로부터 직접적으로 이런 조언을 듣는 기회가 잦지 않다면, 책을 통해 자극을 받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업무도 업무지만 블로그에 글을 작성할 때도 생각을 해야겠다. 이 포스팅도 책을 읽었으니 후기를 작성해야 한다는 마음에 일단 글부터 써 내려가기 시작했는데 그러다 보니 내가 책을 통해 느낀 것과 말하고자 하는 점이 분명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자연스레 몸에 밸 때까지 주기적으로 스스로에게 자극을 줄 수 있도록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