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솟타다와 먹물 빠에야, Taverna El Glop
구엘 공원에 다녀오는 길에 레스토랑 Taverna El Glop에 들렀다. 구엘 공원에서 도보로 약 15분 거리에 있어 조금 여유 있게 걸어온 듯 싶다.
한때 TV에서 대파를 구워 먹는 장면을 보고 캠핑에서 따라 했던 경험이 있는데, 그 원조가 스페인의 칼솟타다라는 걸 알게 됐다. 그래서 스페인을 다시 방문한 김에 기회가 되면 먹어보려고 했는데, 다행히 판매 중인 레스토랑을 찾았다.
Taverna El Glop
El Glop은 카탈루냐 전통 음식을 판매하는 바르셀로나 레스토랑으로 내가 방문한 이곳 외에도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과 카탈루냐 광장 근처에도 매장이 있다. 방문했을 때는 몰랐는데, 한국인들 사이에서도 맛집으로 유명한 레스토랑인 것 같다.
방문한 Taverna El Glop은 바르셀로나 중심으로부터 조금 떨어진 곳이라 그런지 동양인은 조금 있었어도 한국인은 보지 못했던 것 같다. 그래서 오히려 현지 레스토랑을 발견한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인기가 많은지 대부분의 테이블은 만석이었다.
먼저 주류로 샹그리아와 클라라를 주문했다. 띤또 데 베라노도 함께 주문했더니 샹그리아를 주문했는데 왜 같은 걸 추가로 주문하냐고 물어서 탄산이 있지 않느냐 했더니 거의 똑같다며 만류하시길래 알겠다고 했다. 담당 서버가 굉장히 유쾌하고 친절해서 음식이 나올 때마다 기분이 좋다.
샹그리아는 특별하진 않았지만 맛있었고, 클라라는 다른 레스토랑에서 먹었던 것보다 더 괜찮았다. 그동안 클라라를 좋아하지 않았는데, 방문했던 레스토랑들의 클라라가 맛이 없었던 건가 싶다.
칼솟타다
칼솟(Calsot)을 불에 구워 로메스코 소스와 함께 먹는 음식이다. 사실 칼솟은 양파의 한 품종이라고 하는데, 생김새도 그렇고 맛도 대파랑 차이가 느껴지지 않아 모르고 먹으면 당연히 대파라고 생각할 정도다.
불에 탄 부분을 한 껍질 벗겨내면 나오는 속살을 소스에 찍어 먹는데, 부드럽고 단맛이 나는 게 맛있으면서 대파 구이랑 정말 똑같다. 처음 음식이 나왔을 때는 덜 구워졌는지 서버가 시범을 보여주다 말고 음식을 다시 들고 갔고, 다시 돌아온 모습은 확실히 더 태워진 모습이다. 덕분에 껍질도 잘 벗겨지고, 꼼꼼하게 챙겨준다는 점이 좋았다.
많이 먹으면 조금 느끼하기 때문에 전통 음식을 체험하는 정도로만 즐기고 메인 메뉴는 별도로 주문하는 게 좋겠다.
스페인 레스토랑에서는 뽈보와 이베리코 구이 둘 중 하나는 꼭 주문하는 것 같다. 조금 짭짤하지만, 부드러운 식감과 육즙이 좋았다.
마지막 메인은 먹물 빠에야다. 모락모락 김이 올라오며 먹물로 코팅된 밥알에 윤기가 도는 게 겉보기 만큼이나 맛도 훌륭했다. 스페인에서 먹은 빠에야 중 이만한 게 있었나 싶을 정도로 좋았다. 빠에야도 꼭 주문하길 추천한다.
워낙 친절하고 음식 맛도 좋아 기분 좋게 팁을 전달드리고 나왔다. 이쯤 되니 다른 지점의 El Glop도 궁금하다. 내가 방문한 지점은 바르셀로나 중심부에서는 다소 거리가 있는 편이긴 한데, 구엘 공원에 들르게 된다면 여유롭게 걸어오기 좋겠다. 바르셀로나를 다시 오게 된다면, 또 한 번 들러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