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온 커피하우스 종로점, 시장에 숨겨진 감성 카페

카페라고는 찾아볼 수 없을 것 같은 시장을 헤매고 있으면 어느덧 눈앞에 이질적인 분위기의 ‘자이온(ZION)’이라고 적힌 카페 간판을 발견할 수 있다. 종묘를 탐방하기 전 커피와 함께 가벼운 디저트를 즐기기 위해 찾았는데, 역시나 이런 류의 감성 카페는 나보단 와이프가 훨씬 잘 찾는다.
자이온 커피하우스 종로점
자이온은 등촌, 종로, 대치에 매장을 두고 있는 버거 전문점인데, 독특하게 종로점에만 커피하우스가 함께 구성되어 있다. 자이온 커피하우스는 런던 소호에 있던 The 2i s coffee bar 커피하우스를 현대판으로 재구성했다고 소개되어 있는데, 매장 내부를 둘러보면 확실히 일반 카페와는 다른 특징들을 볼 수 있다.
건물 전체가 자이온 매장으로 1~2층은 커피하우스, 그 위층은 버거 전문점으로 운영된다. 버거를 먹고 내려오면서 커피 한 잔을 마시는 코스로 즐길 수도 있겠다. 우리는 점심을 먹고 방문했기 때문에 커피와 함께 간단한 디저트만 주문한다.
큰 창을 통해 내리쬐는 햇볕과 고풍스러운 디자인의 우드 인테리어가 결합되니 매장 분위기는 상당히 따뜻하게 느껴진다. 사교와 음악의 구심점을 추구하는 커피하우스답게 매장 내부에 큼직한 스피커가 설치되어 있는데, 이질적이지 않고 잘 어우러지는 느낌이다.
주문한 메뉴가 나오는 동안 구경하기 위해 2층으로 올라가 본다. 매장 내부에 엘리베이터가 있어 버거를 찾는 손님이라면 편하게 바로 위층으로 이동할 수 있다.
1층 만큼이나 따뜻한 분위기의 2층 한쪽 구석에는 다양한 LP들과 함께 마찬가지로 스피커가 설치되어 있다. 확실히 CD로는 느낄 수 없는 LP만의 감성이 특별하게 와닿는다.
진동벨이 울려 주문한 메뉴들을 받아 1층에 자리 잡는다. 자이온 커피라는 시그니처 메뉴와 따뜻한 라떼 그리고 크루아상을 하나 주문했다.
아메리카노, 라떼, 플랫 화이트처럼 시그니처 커피도 이제는 하나의 메뉴가 된 것인지 연유 베이스의 커피로 다른 카페들과의 큰 차이점은 없었지만 그럼에도 맛은 좋았다.
라떼는 샷이 진하게 느껴지는 게 플랫 화이트에 가까웠고, 스팀 밀크는 거품이 없고 상당히 쫀쫀해서 마음에 들었다. 햇볕 아래에서 커피를 마시니 몸이 노곤해지는 게 일어나기가 싫어진다.
와이프와 여유롭게 수다를 나누다 종묘에 들르기 위해 자리를 나선다. 다음에는 버거와 커피를 함께 즐겨봐야지.